우당탕 3년 차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돌아보는 한해

2020년 10월에 작성한 “개발자로서 첫 이직 회고” 이후 2년이 지난 시점이나 되어서 회고를 작성하게 되었다.

18년, 19년에는 간단하게라도 연말 회고를 진행했는데 20년, 21년에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회고를 작성하지 않았다. 마지막 회고 때만 하더라도 0년 차 개발자였던 내가 내년 1월이 되면 벌써 3년 차 개발자가 된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은 느낌도 들며 올 한 해 동안 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뭐가 아쉽고 뭐가 좋았는지 내년을 어떻게 보낼지 일기장의 느낌으로 적어보려 한다. 물론 전부 개발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다.

자세하게 적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인 사건이나 경험에 대해서도 풀어보려고 한다.

올해 나는 무엇을 했나?

개발 공부와 프로젝트

“우당탕 3년 차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는 제목에 맞게 일단 개발 공부와 회사 프로젝트에 대해서 우선 얘기해보려 한다.

  • 함수형 프로그래밍

올 한해 가장 몰입해서 공부를 진행했던 것은 당연하게도 “함수형 프로그래밍”이라는 키워드였던 것 같다.

꾸준하게 연구가 되는 분야지만 아직 주류로 사용되는 패러다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함수형 프로그래밍”이라는 패러다임이 갖는 매력과 미래에는 주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꾸준하게 관련 지식을 습득하려고 할 것이고, 선두를 하는 느낌은 아니어도 뒤처지지는 않으려 한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 책은 “쏙쏙 들어오는 함수형 코딩”이라는 책이다. 책의 제목에 “함수형”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함수형보다 개발하며 좋은 코드를 작성하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 개인 프로젝트

올해에는 개인적으로 진행한 사이드 프로젝트는 하나도 없다.

어떤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아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아마 나에게도 한번 찾아왔던 번아웃 이후에 다시 열정이 가득한 나로 돌아오지 못했던 것 같다.

내년에는 이러한 부분을 조금 보완하고자 NEXTERS 라는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년에는 회사 프로젝트를 통한 성장 말고도 스스로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회사 프로젝트

올해 회사의 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원래 진행하던 프로젝트들을 접고 더 멀고 큰 미래를 보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많이 진행했던 것 같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걱정이 되었던 프로젝트도 있다. plotly/dash라는 오픈소스를 이용해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구조가 일반적이지 않아서 생겼던 걱정이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는 결국 무난하고 완성도 있게 끝나게 되었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에 오픈소스에 기여(plotly/dash#2218)를 하게 되는 경험까지 안겨주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반적이지 않다고 너무 겁내지 말자는 교훈과 하나를 깊게 파다 보면 결국 무언가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교훈을 얻은 것 같다.

그 외에도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이 많지만 앞의 프로젝트가 기간도 가장 길고 얻었던 것이 많았던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 올 한 해 동안 우당탕 프로젝트를 같이 재미있게 진행해준 진저랩의 웹서비스 셀 팀원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운동과 취미

  • 운동

올해 살면서 처음으로 헬스장에 방문해서 웨이트 트레이닝 PT를 받았었다.

물론 꾸준하게 운동하지도 않았고, 흥미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또한 운동을 꾸준하게 하기 위해서 먹을 것을 잘 챙겨 먹는 습관이 있어야 하는데 하루 동안 커피 한 잔만 먹고 운동을 하러 간 경험도 있다.

또 말뿐일 수는 있겠지만 내년에는 밥도 잘 챙겨 먹고 정말 정말 운동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 취미

올해 새로 생긴 취미가 있다. 살면서 절대로 경험해볼 일이 없을 것 같던 스케이트보드가 취미가 되었다.

물론 시작을 한 후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져 많이 타러 다니지는 못했다. 스케이드보드는 흥미를 크게 느끼고 있고 내년에 날이 따뜻해지면 레슨도 받고 열심히 타려고 한다.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계신 개발자가 있다면 연락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많이 배우고 싶어요!)

발표와 인터뷰

올해에는 상당히 많은 발표나 인터뷰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당연하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22 JSConf Korea” 발표고, 그렇게 큰 규모의 사람 앞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혼자 공부하고 적용해 보았던 “함수형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많은 사람 앞에서 공유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다행히도 크게 떨지 않고 발표를 진행할 수 있었고, 무사히 잘 발표를 마쳤던 것 같다.

인터뷰로는 노마드 코더, merging에서 진행했던 인터뷰가 있었고 사내 뉴스레터에도 한번 실린 적이 있다.

이런 기회가 있을 때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별

올해에는 다양한 종류의 이별을 경험했다. 이별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고, 없고, 내가 결정했고,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별을 경험하게 되면 당연하게도 슬픔은 찾아오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적으로 보기에 감정의 변화가 크지 않은 나조차도 그렇게 쉽지는 않았던 과정 같다. 이 슬픔을 어떻게 잘 이겨내고 내가 단단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올 한 해 동안 많이 한 것 같다. 아직 완벽한 해답을 얻은 것 같지는 않지만 언젠간 답을 얻고 단단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복무만료

2년간의 산업기능요원 신분에서 드디어 탈출하게 되었다. 현역으로 근무하고 온 친구, 주변 사람들이 매우 많지만 2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무언가 발목에 족쇄를 하나 달고 있는 느낌이 있었고, 12월 11일이 되어서야 풀리게 되었다. 예비군은 가야 하지만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유로운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이직

나는 2년이 넘는 기간 “데브시스터즈”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근무했다. 우리 팀과 조직은 어디 내놓아도 부끄러운 것 없고 자랑할 수 있는 부분임은 확실했다.

하지만 3년 차가 되었고 새로운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지원했던 세 군데 중 두 군데에 합격하게 되어 2023년 1월에 이직하게 되었다.

합격했지만, 행복하고 재미있게 지냈던 팀에서 떠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팀과의 인연이 지금이 끝이 아니라고는 당연하게도 생각하고 있고, 항상 응원해줄 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직 준비 카카오페이
이직준비 카카오페이

우리 다 같이 성장해서 저 높은 곳에서 만나요!

올해 아쉬운 것이 무엇인가?

진짜 나는 성장 했을까?

올 한해 가장 성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현 회사에 근무하면서 적은 개발자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개발 과정이나 결과물에 대해 스스로 의구심이 많았다. 외부에서 나를 좋게 평가해주고 항상 잘하고 있다고 얘기해주지만 스스로 납득이 잘 안되었던 것 같다. 이러한 고민이 나를 이직하게 만든 동기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올해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까운 말이 있었다.

밍(민수)는 워낙 알아서 잘하니까 다들 못 도와준다.
뭔가 질문이나 고민을 보내도 알아서 잘하겠지 하고 넘어가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내 질문이나 고민에 답을 하기 쉽지 않았을 것도 충분히 이해되기도 한다. 아마 어느 곳을 가더라도 스스로 납득하고, 인정할 때까지 이런 성장에 대한 고민이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항상 성장을 갈망하고,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세가 나쁘지는 않지만, 스스로를 구석으로 밀어넣을 만큼의 고민은 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 같다.

그래도 새로운 곳으로 가면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하는 수많은 개발자가 있을 테니 일단 열심히 달려보려고 한다.

좋은 개발자란 무엇일까?

면접을 준비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공부하면서 항상 하는 고민이다.

이번 이직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생각해본 “좋은 개발자”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개발자는 보통 코드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합니다.
저는 주어진 문제를 반복되는 패턴을 파악해서 최소한의 리소스로 잘 해결 해결할지 항상 고민하는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라 생각합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라 생각합니다.
개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직군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데 코드로 개발하는 것과 타 직군의 의사 결정의 방향성이 잘 맞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 영역에 대해 나누어 고민해보았는데 소프트 스킬 영역은 아마 처음 고민부터 지금까지 크게 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마 연차가 늘어나고 피플 매니징, 피플 케어를 하다보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한 부분까지 잘 습득해서 연차를 쌓고 싶은 게 지금 나의 생각이긴 하다.

하드 스킬적인 부분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의 고민이 조금 많이 들어간 것 같다. 프로젝트를 진행해도 빠르게 바뀌는 기획, 디자인에 대해 적은 양의 리소스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개발하는 개발자가 좋은 프론트엔드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 내가 경험하는 것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정의지만, 당분간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고 그런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할 것 같다.

좋은 사람이란 무엇일까?

좋은 사람에 대한 고민은 올해 처음 하게 된 고민인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민수는 좋은 사람이니까”, “내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이니까”라는 말을 자주 듣고는 한다.

나는 내 주변의 경계가 조금 명확하고 좁은 편인 것 같다. 그래서 티는 안 낼 수 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조심스럽고, 경계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반면에 나 스스로 “내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면 경계 없이 모든 것을 잘해주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행동이 상대방이 좋아서 일 수도 있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서일 수도 있다.

사실 아직은 나도 나를 스스로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크다. 내년에는 스스로를 조금 더 잘 알고 “좋은 사람”에 대한 더 확실한 정의를 내리고 싶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내년에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

방향성은 나름 정해진 것 같다. 다만 이 방향성이 조금 추상적인 것이 문제 같다.

올 한해 스스로 아쉽다고 느낀 것들이 많이 추상적인 것 같다. 내년에는 이런 추상적인 것들을 조금씩 구체화 해나가며 성장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할 건데?” 라는 질문은 조금 막막하긴 하다. 아쉬운 부분이 추상적인 만큼 스스로 성장하지 않고 만족하게 되어도 마음에 들어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런 추상적인 부분을 구체화해 고정하고 싶지는 않다. 아마 더 큰 것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음에도, 박스를 만들어 고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내년 목표도 구체적으로 고정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내 MBTI는 ISTJ로 계획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지만 계획이 주는 압박과 틀은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래서 내년에는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마디로 그냥 정리하면 “아쉬웠던 부분을 꾸준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잘 살자”가 될 것 같다.

2022년의 나 고생 많이 했다!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해도 나름 열심히 살았어!
지금은 느낄 수 없어도 나중에 보면 꼭 성장했다고 느낄 수 있을 거다!
내년에도 갓생살자!

2022년 회고 끗 🙇‍♂️


Written by@Minsu Kim
Software Engineer at Devsisters Corp.